메사츄세츠 동네에 사는 동물들이 박제되어있는 하바드 자연사 박물관~
기막힌 건 거기에 있는 동물들 대부분을
보스턴에서 사는 1년동안 집에서 다 보았다는 놀라운 사실.
어릴때 충격이었던 록키산맥 다음으로 이 곳이 내 뇌리에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난 도시를 사랑하는데,,, 난 뉴욕이 좋은데,,, 아니었나보다...
코요태(옆 집 할머니가 '카요리' 라고 하는데 처음엔 뭔 동물을 얘기하는지 몰랐다는;; 새벽에 늑대인지 모를 "오오우 ~오우오우~ 그 소리에 놀라물어본 결과~ 카요리는 코요태)
겨울에 빠짝 마른 채 먹이를 구하러 호숫가에 까지 내려와 눈위를 걷고 있는 코요태를 사진까지 찍었다.
옷을 사러갔는데, 털이 심상치않다, 카요리털이라고, 허걱... 입었다 바로 벗었다.
그 후에도, 우리집 창가에는 라쿤이 줄무늬꼬리를 흔들고 어슬렁어슬렁 나타난다.
그리고 다시 등장한 호숫가 근처에 탐스런 털을 가진 여우가 순식간에,,, 대낮에도 지나가는데, 밤에는 이 동네를 나가기가 좀 무섭다,
하바드대학과 MIT 와 30분도 안 걸리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생태계의 흐름이 읽히는 게 놀랍다. 국립공원 가기가 겁난다.
옆 집 커다란 새모이통 때문인지~ 세상의 새는 다 보고 있다는,,, 엄청 큰 새가 날아오는 게 이상혀 베란다에 잠시 머문 이 새 사진을 찍어두고나서 보니, 매였다는,,, 기막힐 따름이다. 그리고 거의 우리 팻인 듯 같이 사는 분위기의 청살모와 아기 다람쥐까지~~~ 눈이 한참 쌓여있었을 때, 그들에게 포도, 딸기, 블루베리 등등 맛없어 남긴 과일을 주곤 했으나, 황당하게도 그들도 맛없는 건 먹지 않는다. 청소부는 라쿤~
집 앞 호수에 화려한 백조가 와서 좋다, 왠지 친구같다~ㅎㅎ
거위는 너무 많고, 가끔 공룡같이 생긴 칠면조가 파란 얼굴을 하고 시끄럽게 돌아다니다가 공작인듯 날개를 펼친다, 민망하다. 동물은 숫컷이 더 화려하고 아름답다더니, 사자도 그렇고, 칠면조가 그렇고, 오리가 그렇다.
5월이다. 자주 새끼를 데리고 나온, 오리, 거위, 백조를 본다.
오늘 낳은 것 같은 7마리의 새끼를 가진 어미 오리가 다른 청둥오리들에게 공격을 받는다. 내일까지 살아있을 까 걱정이다. 어미 머리와 곳곳에 공격을 받아 흉진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날아갈 수 있는데, 낮게 날다가 꼭 새끼들 쪽으로 와서 보호하려다 다시 공격받는다.ㅠㅠ 도대체, 이 새끼들의 아비오리는 어디로 간 걸까?
거위 두마리가 4마리의 새끼를 걸음마 시키더니, 이번엔 호숫가에서 수영을 시킨다. 한마리는 고개를 들어 종종 주변을 살핀다. 그래도 두마리가 4마리를 지키니 좀 안심이다. 꼬마 말이 새들의 뼈는 비어있어서 물에 뜬단다, 와우~
지금 호숫가에는 꽤 많은 백조새끼들이 있다. 우아한 백조두마리와,,, 참 이상하게도 백조는 아무도 안건드린다... 멋지다. 호수가 진동을 할 때가 있다. 동심원을 그리다가 물고기가 펄쩍 뛰기도 하고, 쓰나미가 몰려오듯이 호수가 막 몸살을 앓듯 흔들린 후에는 꼭 이 백조들이 나타난다. 거위도 자주 수영을 하는데 그들이 물에 있을 땐 이런 움직임이 없다. 백조의 모양을 보니, 자주 머리를 호수에 처박는다. 크기도 크니 정말 물고기 사냥을 해서 먹는가 보다. 그 호수의 흔들림이 물고기들의 떨림이라는 것을 이제는 직감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말 운이 좋게, 그림같은 장면을 꼬마와 보게 되었다. 백조가 유유히 호숫가에 있었고, 갑자기 나타난 또 하나의 백조가 이 백조에게 다가오더니 정말 하트를 만드는 광경을 목격했다. 난 그림에서나 봤던 거라 정말 이렇게 만들어지리라곤 상상 도 못했는데,,, 럭키~
그 후에도 독수리와 검은 까마귀들의 등장까지,
사슴 두마리의 호숫가 산책까지,
정말, 우리는 동물원으로 이사한 기분으로 1년을 보냈다.
여우를 본 이후로는,, 웬만해선 놀라지도 않는다.
단지,, 이젠 기린을 이 호숫가에서 보고싶다는 말도 안되는 꿈을 꾸고 있다.
백조 6마리가 한꺼번에 있어도 호들갑스럽지 않게,
흑조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카메라를 오늘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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