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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Installation & Sculpture

전 광 영

by @artnstory 2007. 10. 27.
더컬럼스갤러리
http://www.columns.co.kr/
전시기간 : 2007년 10월 4일 ~ 10월 27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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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한지로 감싼 수 천 개의 나지막한 쐐기 모양의 삼각기둥으로 이루어진 “Aggregation 집합” 연작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 온 전광영이 이번에 The Columns에서 모노 프린트 형식(unique)의 여덟 점의 엣칭 시리즈와 아홉 점의 종이 주조의 저부조(低浮彫:얕은 돋을새김) 작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그 동안 페인팅과 조각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반입체적인 작품들이 돌출된 개체들에 의해 역동성과 생명력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판화 작업은 그러한 에너지를 내부에 간직한 채로 평면 공간만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위하여 그는 최고의 판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싱가폴의 STPI(Singapore Tyler Print Institute)에서 싱가폴 정부의 지원으로 한달 간의 레지던스 작업기간을 가지고 작품을 제작하였다. 전광영 작품 특유의 극적인 화면 공간을 찍어내기 위하여 STPI의 30년 경력의 숙련된 전문가와 기술팀이 투입되었고 이미 그가 싱가폴에 도착하기 전부터 그들은 평소 전광영 작품의 개체로 사용되는 삼각 모형틀을 제작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서리가 강한 삼각형 끝을 덮고 떠내는 과정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웠으며 집중된 노동력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삼각 기둥의 뾰족한 모서리 부분이 쉽게 마모되지 않도록, 또 모형을 떴을 때 종이 위의 글자가 명확히 보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면밀한 실험과 검사를 거쳐야만 했다.
이 모노 프린트 형식의 판화들은 부조적 화면에서 보여주었던 물성에 의한 실체감 대신에 평면 회화 특유의 공간연출과 일루젼 효과가 빛의 흐름에 의해 부각된다. 화면은 마치 포커스를 잘 맞춘 인물 사진처럼 구성 되어있다. 넓게 펼쳐진 공간은 흐릿하게 뭉개져 있고 중심이 되는 부분은 날카롭고 선명하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구리 판이 산에 많이 침식된 부분에서는 바닥이 건조하게 드러나 풍경을 쓸어 내리며 용암과도 같은 파편을 흘려 놓았다. 집합 시리즈 중 두 번째로 큰 작품 “집합(Aggregation) 06-JL032M” (130x285cm)에서는 구약 성경의 출애굽기에서의 구절을 인용해 모세가 석판에 십계명을 받았던 영적인 장소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이렇게 빛에 의해 강하게 드러나는 성서의 한 구절은 마치 오래된 고성의 잔존하는 파편처럼 무심한 듯 하지만 의미심장하게 놓여있다. 이것은 작가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서 더욱 민감하게 나타내어지기도 하고 은밀하게 감추어 지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가 혼재 되어있음에도 작품 전체에서는 조화와 평온이 느껴지고 엄청난 크기의 대작에서는 매우 강력한 시각적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전광영의 이번 STPI에서의 작업은 작가 자신에게는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의 철학과 예술적 표현을 실험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기회가 되었고 그의 작품을 사랑해왔던 많은 관객들에게는 매체의 확장을 통한 시각적 즐거움과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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