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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과 공감의 시대, 융합적 사고를 말하다
제3회 과학토요토크 성황리 개최
2012년 09월 03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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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과 공감의 시대, 융합적 사고를 말하다제3회 과학토요토크 성황리 개최2012년 09월 03일(월)
“타인을 설득하고 공감을 사기 위해서는 냉철한 논리와 따뜻한 감성이 모두 필요하다. 설득은 했으나 그것이 공감 없는 설득이라면 온전한 소통이 이뤄졌다고 할 수 없다. 이성과 마음을 모두 움직이는 게 과학의 역할이 됐다” (조영호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국내최초의 우주인 후보이자 현재 타이드 인스티튜트 대표인 고산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조영호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 공학과 교수와 구아영 한국교통대학교 교수가 강연자로 참여, 과학과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두 전문가로부터 융합적 사고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양하게 진행되는 융복합 현대시대를 아우르는 하나의 화두를 언급하라고 한다면, 단연 ‘융복합’을 들 수 있다. 이는 전혀 다른 두 분야의 결합으로 전혀 새로운 제3의 분야가 탄생함을 일컫는 것으로 창의인재 육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공학과 의료의 만남, 혹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처럼 전혀 생소하다고 간주된 두 분야는 많은 과학자와 예술가들로부터 접목이 시도되면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영역이 창조되고 있다. 이날 참여한 강연자들은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융복합 연구와 작업을 수행하는 전문가들이었다. 조 교수는 생명공학과 정보기술, 더불어 의료기술을 접목해 혈중 암세포 암예후진단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구 교수는 예술과 과학기술을 접목시킨 미디어아트를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구 교수는 융복합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세계 미술사의 다양한 작품을 언급했다. 1434년 얀 반 아이크의 작품인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통해 유화 재료와 기법에 대해 설명, 유화가 등장하기 전의 템페라 물감과 비교하며 미술사에 영향을 끼친 과학의 역할을 언급했다.
유화의 등장은 원근법의 도입과 함께 미술계의 혁신적인 사건으로 불린다. 안료를 계란에 녹이는 템페라 물감은 굳으면서 갈라지기 때문에 덧칠을 할 수 없어 정밀한 그림을 구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마씨 오일을 섞은 유화가 시작된 후, 갈라짐 문제도 해결되고 색감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어 사진으로 보듯 정밀한 묘사가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의 ‘피렌체 대성당의 돔’은 건축에 수학적 지식을 가장 먼저 도입한 사례며 마사초의 ‘성 삼위일체’는 기하학을 회화에 사용해 원근법을 사용한 작품이다. 이처럼 예술사의 혁명에서 과학은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조 박사 역시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고 있다. 암 정복을 위해 연구 중인 조 박사는 “암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세포를 증식하고 전이하며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는 악성 종양이다. 암이 커질수록 영양분이 많이 필요해 주위 장기들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해서 자란다. 더욱 커지면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 받는데 본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키면서 암 세포를 찾아 치료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 기술을 위해서는 암세포를 찾을 수 있는 나노기술이 필요하고, 세포를 구별하는 바이오기술도 요구된다. 또한 세포의 정보를 알기 위해 정보기술 역시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실제 암환자의 상태와 연계하기 위해 의료기술과 결합해야 한다. 기존의 치료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이지만 혈액 중의 암세포를 동시에 종합적으로 볼 수 있고 해당 환자에게 잘 맞는 항암치료제를 찾을 수 있으며 암 정복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재발과 전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영호 박사가 연구하는 분야는 암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조 박사는 이를 위해 7개 대학과 2개 연구소, 5개 병원이 함께 융합연구를 진행 중이다. 융합, 왜 필요할까 이날 행사는 강연자와 청중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쌍방향 토크’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진행자의 질문에 청중이 즉석에서 무선 리모컨을 누르며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토크 도중 고 대표는 참석한 학생들에게 융합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본 질문에 대해 참석 학생들의 53%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를 선택했으며, 25%는 ‘자신의 영역을 더 넓히려고’라고 답했다.
조 박사는 “결국 인간에게 더 잘 다가가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자연과학은 사회과학처럼 인간에게 관심이 많다. 하지만 그동안 효과적으로 다가갈 방법이 없었다면 지금은 인문학, 사회과학과의 결합을 통해 설득력을 높였다”며 “애플사의 아이폰처럼 과학과 인문학이 결합해 더욱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고 대표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질 때 자신이 어떤 가치를 과학에서 찾을 것인지 생각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과학이 왜 인문·사회학과 소통해야 하는지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통해 질문에 답변했다. 기존 회화와 달리 사람의 움직임과 동작에 따라 작품이 그려지고 만들어지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품을 보여주며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사람에게 더욱 큰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융합에 대한 이야기가 무르익어 갈 때, 고 대표는 자신의 경험담을 학생들에게 이야기 했다. 그는 평소 등반과 복싱을 즐긴 스포츠 마니아였다. 2007년까지만 해도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산악회 멤버로 7500m 높이의 고산을 등반한 경력이 있었고, 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에도 출마했었다.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는 일을 열심히 한 것이 2007년 우주인 선발당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의 다양한 활동이 심사 과정에서 강한 인상을 준 것이다. 고 대표는 “당시 나는 우주인이 되기 위해 권투를 한 것도 아니고 등반을 한 것도 아니다. 단지 하고 싶어서 도전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더 큰 도전을 할 때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이곳에 참석한 학생들에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것은 과학자가 되려고 하든, 예술가가 되려고 하든 관심분야를 넓혀서 여러 가지를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도전의 성공과 실패는 큰 의미가 없다. 모든 경험이 더 큰 도전을 할 때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어렵지만 필요한 일 융합이 시대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지만 사실 새로운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조 박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발명왕 에디슨도 전구를 발명하는 과정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러나 전구를 발명하고 난 후에도 어려움은 계속 됐다”며 “당시에는 가로등이 가스등이었다. 전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스등을 발전기로 대체해야 했다. 즉, 기존 시스템을 융합적 시스템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박사는 “역경은 힘들지만 그것을 이기는 과정에서 더욱 위대한 발명이 나온다. 그 모든 과정을 이기고 나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들이 사회의 공감을 얻지 못해 평가절하 되는 사례들을 언급했다. 일례로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해돋이’는 인상주의와 인상파라는 이름을 만들어낸 작품이다. 작품은 검은색을 사용하지 않고 어둠을 표현하고 있으며, 다소 거친 붓 터치를 통해 물결의 너울거림을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림에서 멀리 떨어져 감상했을 때 발견할 수 있는 요소다. 당시 프랑스 평론가들은 모네의 작품에 조롱을 가했고 그 와중에 작품의 진가를 알아본 미국에서 모네의 그림을 구매했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거금을 들여 모네의 작품을 다시 가져가게 됐다. 이처럼 어느 분야에서나 첫 도전은 많은 시련과 고난이 동반된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데 있어 반드시 성공의 타이틀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전 후 맞닥뜨릴지도 모르는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서 학생들이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일까. 조 박사는 “융합의 시대에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너무 멀리보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주위의 문제에 다가가야 하며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이루려는 열의와 노력, 호기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한 학생은 “융합이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아직 진로를 정하진 못했지만 여러 가지를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는 교수님들의 말씀처럼,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알고 싶다”고 전했다. 자녀와 함께 강연을 찾은 이선영(유성구 반석동) 학부모는 “과학자가 꿈인 아이와 함께 강연을 찾았다. 학생들 눈높이에서 유익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다. 아이가 보다 폭넓게 생각하고 깊이 있게 사고하는 능력이 길러졌으면 좋겠다. 아이도 매우 재미있어하는 시간이어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과학토요토크는 서울과 부산에서 1회와 2회를 진행한 후, 대전에서 3회 행사를 가졌다. 앞으로도 과학토요토크는 다양한 지역에서 과학 꿈나무들과 열린 대화를 가질 계획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과학창의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2.09.03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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