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story of Arts/20C

키키 스미스는

by @artnstory 2012. 10. 19.

 

 

 

 

 

 

 

 

 

 

 

 

 

 

 

 

 

 

 

 

 

 

 

 

 

 

 

 

 

 

 

 

 

 

 

 

 

1979년부터 신체를 주제로 작업을 하였다. 80년대 초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겨 한동안 언더그라운드 비주류 작가로 인식되면서 White Columns, Artists Space, PS1과 몇몇 상업 갤러리들에서 그룹 전을 통해서 작업을 발표하였다. 그러다 1988년 Fawbush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필두로 하여 1990년 Museum of Modern Art의 Projects전시를 기점으로 키키 스미스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세계적인 작가로 급성장하게 되었으며 오늘날 여성으로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키키 스미스의 작업을 통해서 표출되는 신체에 대한 작가의 해석은 매우 독특한 것인데 이는 상당부분 스미스 가족의 질병이나 죽음과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저명한 미니멀리즘 조각가였던 아버지 토니 스미스가 1982년 사망한 직후, 그리고 1988년 에이즈로 사망한 언니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키키 스미스는 가장 암울하고 어두운 일련의 작업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개인사적인 요인들이 초기작업에 작용하는가 하면 80년대 당시 미술계에서 신체미술이 두드러지는 담론으로 등장하였던 상황과도 맥을 같이 한다. 그리고 이는 에이즈에 대한 위기의식과 함께 신체와 성에 대한 경각심, 동성애 공포증과 낙태 찬반론 등 신체를 둘러싼 공공연한 논쟁이 미국 사회에 널리 확장되면서 미술작업에서 신체는 줄곧 피폐하거나 병리학적인 대상으로서 재현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으로 루이스 부르주아를 이어 로버트 고버와 키키 스미스를 비롯한 다른 미술가들이 조각난 신체의 형상들을 이용해 섹슈얼리티와 필멸성의 문제를 제기한다.-1900이후 미술사 -

 

 

 

키키 스미스의 초기 작업에는 신체를 극적인 환경에 연출하는 작업이 자주 등장하였는가 하면, 육체와 체내의 내장과 기관을 임상실험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작가는 그녀의 초기작업에 대하여 신체는 외부와 내부를 노출시켰을 때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하며 대부분 사람들은 체내기관에 대해서는 아무런 시각적인 경험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키키 스미스는 체내기관을 오브제 조형물로서 재현하면서 선례가 없는 이미지의 레파토리를 창출하였으며 이들은 신체라는 하나의 틀을 떠나서 독립적인 조형물로 존재할 때 상당히 경이로운 형체들이다. [소화기(1988)]는 철을 캐스팅한 조각으로서 내장을 미치 라디에이터 난방기처럼 재현하여 벽걸이 조각으로 제작하였고, [무제(1986)]라는 작업은 12개의 유리병을 낮은 선반에 진열하는 설치 작업이었는데 각 병에는 고딕 글씨체의 라벨이 각인되어 있었으며 라벨들에는 가기 다른 신체 분비물을 지칭하는 단어가 쓰여져 있었다: 땀, 피, 구토 등, 그녀는 또한 자기로 골반을 제작하는가 하면 석고로 갈비뼈를 만들고, 자궁의 형태와 수백 점의 작은 정자 소품들을 유리로 제작하였다.

 

이러한 신체 부위를 재현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1987년에 키키 스미스는 처음으로 등신상을 제작하였는데, 이때 작가는 중세 아기 예수상을 모델로 하여 형태를 극히 단순화시킨 아기상을 브론즈로 제작하였다. 아기상은 높은 받침대에 진열되어 마치 제단에 놓이는 종교상과도 같은 의식적인 의미를 갖는 것으로 숭배와 경의의 대상으로 제시되었다. 베를린의 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 조각이 전시되었으며 키키 스미스는 이 아기상을 경찰국 사무동 내부에 전시하였고, 예수상은 창문 앞에 설치되어 바로 맞은편에 있는 Spandau 포로수용소를 바라보게 전시되었다. 이 수용소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줄곧 나치 장교였던 한명의 포로가 유일하게 감금되어 있던 곳이다. 즉 아기상은 수용소를 응시하고 있었고전시 중에 수용소 건물이 해체되는 것도 목격하게 되었다. 이 조각은 카톨릭의 조상을 인용한 하나의 기호로 작용하면서 전시된 Site의 상징적인 의미체계가 하나의 문맥을 형성하여 사랑, 순수와 자비를 상징하는 아이콘과도 같은 기능을 발휘하였다. 스미스의 또 다른 대표작 중에서 1991년 휘트니 비엔날레에 출품했던 등신상의 남녀 조각이 있다. 이 두 인물에서는 흰 체액이 몸에서 분비되어 남자는 정액이 다리를 타고 흐르고, 여자는 젖가슴에서 우유가 흘러내리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들은 겨드랑이 아래에서 금속 지지대가 받쳐주고 있어 몸이 공중에 매달려 전시되었는데, 남녀가 머리를 떨구고 있고 발이 아래로 힘없이 처져있는 그 형상은 상당히 비참하게 보인다. 이들의 벌겋게 헐벗은 몸은 비애와 고통을 신체로 표현하고 있으며 순교자의 모습과도 같은 숭고함 마저 자아 내었다.

 

키키 스미스의 작업을 조망하는데 있어서 이 작가의 다양한 재료의 선택 또한 중요한 요인이다. 작가는 특히 신체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종이나 왁스와 같은 유연한 재료를 즐겨 사용하였는데 이러한 재료들이 상대적으로 다루기 용이하고 온순한 재료이며 사람의 피부와 가장 흡사한 질감의 재료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키키 스미스는 특히 종이를 매우 독창적으로 사용해 왔는데 줄곧 드로잉과 판화의 평면작업 화면으로서 뿐 아니라, 조각의 재료로서, 그리고 설치작업에서 배경을 연출하는데 상당히 독특하게 사용하였다. 1990년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Clocktower 전시에서 스미스는 종이로 제작한 등신대 남자 여러 구를 천장에 고정하여 공중에 매달아 놓고 전시실 벽면에는 핏기가 도는 빨갛게 물들인 종이를 부착하여 공간을 마감하였다. 관람객의 머리 위로 무중력의 허공을 떠도는 종이 인구들은 에이즈로 목숨을 잃은 많은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를 표현하는 작업이었다.

작가는 또한 종이로 여성상을 줄곧 재현하였다. 익명의 여성상들은 신체에서 분비물을 흘리고 배출하는데 작가는 근본적으로 여성의 신체를 불완전한 매개체로 인식하며 생리적으로 여성의 신체는 내부에서 밖으로 배출하고 분비되는 메커니즘이라고 인식하였다. 예를 들면, [소변(19922)] 또는 [꼬리(1992)]등의 작업을 보면 여성의 신체는 변화무쌍하고 늘상 유동적이며 이는 생리, 임신, 출산 등의 여성의 생리적인 주기와 연관되어 신체의 젠더를 정의하는 작가의 독특한 방식이다.

 

이러한 종이 조각과 병행하고 있는 작가의 브론즈 작업에 대하여 키키 스미스는 브론즈가 내구성이 강하고 사용하기 어려운 재료이며 이는 신체를 모조하기를 거부하는 재료하고 언급한다. 그러나 작가는 점차 그의 대표적인 야심작들을 브론즈로 제작하면서 자신의 브론즈에 대한 애착을 가시화 시키고 있다. [성모 마리아(1993)]는 브론즈로 제작되어 전신이 박피된 상태로 근육이 노출되어 있고 혈관을 은으로 입사한 작업이다. 또한 [마리아 막달레나(1993)]는 전신이 거친 털로 덮여 있고 발목에는 쇠사슬이 묶여진 여성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독일의 초기 기독교 미술에서 마리아를 야성인으로 묘사한 유례에서 인용된 것이다.

 

이러한 종교적인 브론즈 상들은 중세미술과 고딕양식에서 볼 수 있는 카톨릭교의 신체 조상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을 보여준다. 특히 초기 교회에서 나타난 신체상을 보면 여성의 육신은 성령과 초능력, 마력을 수용하는 신비스러운 대상이라고 격하시켰으며 더불어 영적인 영역과 격리시켰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작가는 초기 카톨릭교의 신체 도상들에 대한 관심을 작품에 도용하고 있고, 키키 스미스의 작업에서 여성의 신체는 신성과 자연을 표현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봄]이라는 작업도 생명체가 움트는 봄기운이라는 추상적이고 시적인 개념을 웅크리고 앉았다가 서서히 일어나려는 자세의 소녀상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작품을 통해서 여성의 신체는 영적인 것을 의미하는 도구로서 존재한다. 카톨릭교에 대한 작가의 관심에 대하여 그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카톨릭교에 있어서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것이 '영적인 것을' 물질로 구체화시키는 종교라는 것이다. 영적인 것과 정신에 대한 개념들을 물질적인 형상으로 전환하고 있다. 카톨릭은 영적인 상황을 묘사하는데 신체를 모델로하거나 이미지를 도입한다. 카톨릭 교리의 핵심적인 기적의 행적들은, 예를들면, 성령의 잉태,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과 부활, 예수님의 승천과 성모승천등 모두 육신을 통해서 설명되며, 신체가 곧 성령의 매개체라는 인식을 기초로 표현된다.

 

종교상의 선례와 도상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1995년 Pace Wildenstein 갤러리에서 발표한 작업들에서도 나타났는데, 특히 양팔을 벌리고 있는 여성상은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예수상의 도상을 도용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자세나 제스쳐 자체가 드러내는 상징적인 의미는 [번제]라는 등신상을 브론즈 조각에서도 볼 수 있다. 장작더미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이 여인은 양팔을 힘없이 벌리고 있고 그의 앙상한 작은 팔과 손은 삶과 죽음과 고통에 대한 수용의 의지와 포용력을 표현하는 듯하다. 토르소는 나이 들고 부서지고 상처 받은 여인의 몸을 회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여인은 고개를 뒤로 기울려 관람객과 시선을 자아낸다. 장작더미는 여인을 관람객의 눈높이로 올려서 받쳐주는 구조적인 역할을 하는 조형적인 요소일 뿐 아니라 상징적인 기호체계이기도 하다. 이는 죽음, 제례 의식이나 화형식을 연상시키는 기호이면서 고대신화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데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가 장작더미 위에서 화장되었는가 하면 헤라클레스도 자신의 죽음을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하여 장작더미를 쌓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번제]라는 이 조각에서 나타나는 드라마는 일련의 얼굴 드로잉으로 이어진다. [스틸; 번제]라는 이 드로잉 시리즈는 9장의 섬세한 필치의 연필 드로잉이며 그 그림 속의 얼굴은 성이나 나이가 불분명한 익명의 얼굴들로서 이 드로잉 시리즈는 비애와 멜란콜리에 젖은 얼굴들이 서로 교차되면서 하나의 장엄한 파노라마를 이룬다. [유희]라는 제목의 드로잉 시리즈는 구약에서 그 소재를 빌린 것이다. 표면 구김이 많은 대형 종이에 키키 스미스는 잉크 드로잉을 콜라쥬하여 입체적인 화면을 구성하였다. 드로잉 속에는 상반신은 여자이고 하반신은 파충류로 보이는 형상이 나무와 선악과를 배경으로 다양한 자세로 묘사되었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선악과를 따려고 앞다리를 뻗고 있는 장면과 선악과를 다리로 쥐고 있는 장면들이 하나의 서술적인 이야기를 꾸미고 있다. 하와의 이미지를 원죄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사탄의 유혹에 희생당한 피해자로서 묘사하고 있다. 젊은 여성의 섬세한 얼굴을 하고 있는 상반신은 거칠고 억센 뱀의 하반신과 강력하게 시각적으로 대칭되어 있으며 이러한 병력관계는 드로잉 전체에서 제시하는 선과 악, 미와 추, 인간과 자연/동물 등의 일련의 대립되는 개념들을 동반하고 있다.

 

키키 스미스는 또한 일련의 여성상을 제작하였는데 그 레파토리는 종교적인, 또는 신화적인 유래를 가지며 구체적으로는 구양성서, 고대신화, 켈트족의 민속신화, 이집트의 우주론 등 매우 다양하다. 작가의 이러한 일련의 여성상들은 인간의 한계를 거부하거나 초월하는 인물로서 설정되고 이들은 초능력이나 비상한 힘을 발휘하는 존재들이다. 한 예로 [사이렌]이라는 브론즈 조각은 뮤즈의 딸이라고 하며 반인반조였다는 신화적인 존재를 조형적으로 재현하였다. 섬에서 살았다는 사이렌은 그 노래 소리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지나가는 선원들을 유인하여 영원히 그 섬 주변을 맴돌게 하였다는데 그래서 사이렌의 주변은 서원들의 뼛가루로 온통 하얗게 뒤덮여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이렌을 작가는 어두운 여성상으로 재현하면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두 손을 입으로 모아 아름다운 노래를 발산하여 관람객을 향하여 죽음의 노래를 전하고 있는 듯 하다. 연약하고 앙상한 사이렌의 몸은 삼엄하고 나이든 여인의 얼굴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이 신화 속의 여인은 인간과 동물세계에 공존하며 아름다움과 죽음을 동반하는 Femme fatale 이면서 연약하면서도 무서운 힘을 소유하는 형상이다. 키키 스미스의 신화적인 여성상 중에서 Nuit 라는 인물이 줄곧 등장한다. Nuit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하늘의 여신인데 그녀는 매일 밤 태양을 삼켰다가 다음날 아침 이를 토해내는 여신이었다고 한다. 1993년 MAK(오스트리아 응용미술관)에서 개인전 당시 처음 발표되어 차후 여러 차례 작가의 작업에서 등장한 여성상이다. Nuit는 대체로 팔다리가 길고 지구를 굽어 넘어 서있는 여성으로서 재현되는데 Nuit는 키키 스미스에게 특히 관심으 대상이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여성의 신체를 생명력의 근원, 우주를 잉태한 주체로서 인식하였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또한 여성 신을 해와 달과 별들을 창조한 조물주로 인식한 고대인의 신앙은 범문화적으로 나타나는 종교적 신화적인 원형이며 인간이 사람의 형상으로 신을 상상하였고 더불어 세상을 인간이 척도가 되어 재구성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설명한다. 대형 설치작 [별과 달]이라는 작업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가 있을 것이다. 국제갤러리 전시를 위하여 유일한 Edition으로 제작된 [별과 달]은 역시 연약한 몸에 강인한 얼굴의 두상을 하고 있는 여성상이 높은 받침대 위에 서 있으며 상체를 살짝 앞으로 굽어 서있으며 양팔을 앞으로 향해 벌리고 있다. 분명 Nuit여신인 그녀의 등과 다리에는 작은 별들이 부착되어 있고 그녀의 주변에는 큰 브론즈 원판들이 세워져 있는데 이들 천체들은 여신의 주위를 궤도를 그리며 회전하게끔 제작되었다.

 

암울하고 임상학적인 초기 작업에서 키키 스미스는 점차 신체를 통해서 미와 영적인 것을 표현하게 되면서 또한 공예와 장식적인 미술에 대한 관심을 작업에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장식적인 미학의 도입은 키키 스미스의 작업 전반에 걸쳐 하나의 전환점을 제공하게 되었다. 작가의 신체작업이 극한 상태를 탐지하면서 더 이상의 실험적인 탐구의 여지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자각에서 작가는 신체에 대한 집착에서부터 관심을 넓혀 동물 세계와 자연을 소재로 채택하였다. 그녀의 장식적인 작업 중에서는 키치적인 부분이 없지않게 나타나는데 작가는 솔직하게 대중적인 기호에 부응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키키 스미스는 장식적이라는 평가는 줄곧 여성미술을 지칭하는데 부정적인 것을 시사한다고 하며 그렇기 때문에 장식적인 미학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이러한 미학에 대한 인식을 타파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작가의 이와 같은 장식성에 대한 관심에 의해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 그가 상당히 자유로워진 것 같다는 인식을 받는다. 한 예로 [수정체]라는 다섯장의 애칭판화는 순수미술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이미지이다. 작은 수정체의 미세한 부분들을 미시적인 시각으로 관찰하여 섬세하고 시적인 아름다운 이미지를 구상하였다. [꽃]이라는 아쿠아틴트 애칭판화는 꽃 세 송이를 화면 중앙에 배치한 단순한 구도의 그림이며 지나치게 달콤한 소재에 파스텔 색조가 키치한 느낌마져 드는 이미지로서 키키 스미스의 다양한 작업방식을 예증하는 작업이라고 본다.

 

[영생]은 박제된 원숭이를 모사한 에칭판화인데 이는 키키 스미스가 제작한 다양한 동물 이미지의 레파토리의 한 일환이다. 동물에 대한 관심은 몇 년전 New Jersey주에서 하늘을 날던 까마귀 떼가 살충제로 오염된 구름을 지나가다 독살되어 떨어져 죽었다는 뉴스를 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이로부터 "노아의 방주" 또는 죽음의 방주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고 이는 생태계에서 위협을 받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하나의 제례의식으로서의 박제된 동물표본이나 다양한 동물들을 오브제로 제작하는가 하면 드로잉과 판화로 그려내고 있다. 키키 스미스의 최근작을 통해서 작가의 작업을 밀도 있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작업은 전시공간의 환경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주변 공간을 극적으로 점유한다. [인어]라는 작은 브론즈 두상은 오목하게 파인 부분에 이목구비가 새겨져 있고 물고기 꼬리가 달려 있어 벽에 나사로 고정되는 오브제이다. 이 작은 형상이 전시실 입구에서부터 관람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가까이 다가서다가 먼 발취에서 멈추어 조명을 받고 돌출되는 불가사의한 얼굴을 바라보게 된다. 입체적이면서 활짝 미소 짓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얼굴은 동시에 마왕의 탈 같기도 한 섬뜩한 마스크이다.

 

신체를 재현하는데 있어서, 특히 여성의 신체를 표현하는데 키키 스미스는 신체 미술을 하는 많은 여성들과 달리 자서전적인 작업방식에서 탈피하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줄곧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최근 작업에서는 의미체계가 확장되고 인간의 근원적인 신화에 대한 탐구 내지는 범문화적인 경험과 이야기 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History of Arts > 20C'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rc chagall  (0) 2020.05.18
*현대미술은 왜 현대미술인가?  (2) 2020.05.18
christian boltanski  (0) 2010.03.12
ROBERT RASUCHENBERG  (0) 2010.03.12
IYVE KLEIN  (0) 2010.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