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nstory 2008. 1. 8. 23:30
www.debbiehan.net

비너스의 완벽한 얼굴에 아줌마 몸매.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몸은 어떤 것인가? 혹시 美의 상징인 비너스처럼 완벽한 8등신에 1대 1.6의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서구식 몸매를 꿈꾸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면 재미작가 데비 한(Debbie Han·38)의 작품 비너스는 충격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데비 한은 기존 비너스의 얼굴과 몸에 그동안 아름답지 못한 것으로 분류됐던 모습들을 결합시켜 낯선 모습의 비너스를 만들어내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가다. 그가 만든 비너스는 아프리카 여성의 두꺼운 입술, 코 평수가 넓은 주먹코, 쌍꺼풀 없는 작은 눈을 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대중목욕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 평균 사이즈의 아줌마 몸매로 탄생되기도 한다. 6등신이나 될까 말까 한 신체비율에, 가슴은 처치고 뱃살도 접힌 아줌마의 몸이 이상적인 비너스의 몸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일상의 비너스’).

이밖에도 데비 한은 ‘Beauty’ 시리즈를 통해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쪼글쪼글한 할머니의 얼굴에 곱게 화장을 해 변신시키기도 하고, ‘식(食)과 색(色)’이라는 전시를 통해 한국인이 흔히 먹는 음식에 여성의 신체를 결합시켜 여성의 몸을 둘러싼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그는 서구 중심의 아름다움을 거부한다. 서구 편향적 미적 기준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관점에서 다양한 인종과 계급의 아름다움을 아우른다. 아름다움이 정치, 사회, 문화적 맥락 속에서 정의되고 변질될 수 있다고 꼬집는다. 또 서구 고전미의 상징인 비너스에 평범한 동양여성의 모습을 결합한다. 이를 통해 서구지향적인 문화풍토 속에서 서양적 여성의 미의 기준이 자연스럽게 흡수되지 못하고 모순적 부조화로 존재하는 오늘날 한국의 문화풍토를 풍자한다.

“서양의 아름다움이 이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다보니 동양인들은 자연히 열등감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이는 몸의 구조를 넘어 일상의 생활미학에까지 침투하고, 결국 우리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우린 무엇인지까지를 흔들어 놓습니다.”

11살 때부터 미국에서 자라며 동양과 서양의 가치관과 아름다움의 차이에 천착한 작가는 이번에는 문화에 따른 몸과 행동의 변화에 주목했다. 동양에서 터부시되는 여성의 자위를 주제로 한 비너스상(Mastaurbating Grace)을 선보이고, 서양에서 동성애로 오인받기 쉽지만 한국에서는 익숙한 손잡는 비너스상도 선보인다. 허리를 굽혀 공손히 인사하는 비너스상(a Bowing Grace)도 있다.

 

 
 
데비 한
............데비 한의 작업에서 '데비 한'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미는
서구편향적인 예술 원칙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보다 넓은 관점으로, 인종과 계급의 입장의 틀에서 은폐 되고 주변화 된 '타자'가 향유하는 평등의 권리를 찾는데 있다..........
그녀의 이러한 방법은 혼성모방(Pastiche), 모조주의(Simulationism)의 신개념예술이라
칭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예술적 미학의 독창성을 조롱하면서 또한 예술적 유희의 룰을 해체(deconstruct)하고 있기 때문이다.